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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당한 조선

essay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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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에 넘어간 결정적인 사건이 무엇인가를 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청일전쟁이라고 답할 것이다. 농민 봉기가 일어나자 진압할 힘도 없고 요구를 들어줄 생각도 없던 미친 왕은 청군을 불러 이를 진압한다는 정신나간 발상을 떠올렸고, 이로 인해 청일전쟁이 벌어진다.

당시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는 지금의 한미관계와 비슷하지만 약간은 더 불평등했던 관계로 볼 수 있는데, 과장을 좀 보태자면 촛불시위를 진압하고자 미군 파병을 요청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텐진조약에 따라 공짜로 명분을 얻게 된 일본은 얼씨구나 한양 근처로 군을 밀어넣었고, 동란이 진압되자 마자 경복궁으로 쳐들어가 조선을 청에게서 ‘독립’시킨다.

애초에 그럴 능력도 없기는 했지만, 천자국을 자처했던 중국인 만큼 종주국으로서의 위신 때문에라도 청은 조선을 집어삼키거나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후에 을사조약으로 다시 빼앗기는 - 외교권은 종주국에 있었기에, ‘독립’당한 조선은 중국 사신을 맞던 영은문을 허물고 앞에 독립문을 짓는다. 지금의 중공이 6.25를 미국에게서 (북)조선을 해방시키는 전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미친 왕은 몇 년 후 한일의정서를 통해 러일전쟁시 일본군이 우리나라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고, 을사조약으로 자신의 안위만 챙기며 사실상 나라를 일본에 넘기게 된다. 이렇게 왕가 전체가 대가를 받고 일제에 부역함으로서 조선은 - 1차대전 전까지는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합법으로 여겨졌던 -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다.